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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뉴질랜드

#1 출발 2006 뉴질랜드 여행기

2006년 7월 6일 목요일 10:20분 
정확하게 6년 1개월 만에 뉴질랜드로 다시 떠났다
이유같은 건 겪어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그리움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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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항공 하필이면 날개 자리냐.ㅠㅠ

하필이면 날개 뒷자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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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다던 밥!! 사진 찍기.. 첨으로 해봤다.
비록 타이 항공이지만 첫 식사는 밥을 주는것에 감동했다만 맛에 실망함

완행 기차가 값이 싸듯 항공료도 목적지까지 가는도중 많은 곳을 거치게 되면 가격이 싸진다
목요일 10:20분 인천공항 출발 홍콩,태국을 거쳐 자그마치 24시간 후인
금요일 10:00 오클랜드에 도착 했다.
2시간의 시차를 감안하면 장장 26시간동안의 여행이었다.
6년만에 밟게 되는 뉴질랜드였으나
도착의 기쁨도 잠시..ㅠㅠ 처음부터 엄청난 수모를 당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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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상황이다
입국과 동시에 입국심사대 직원이 간단하게 물었다.

직원:"여행 목적이 멉니까?"

나: "그냥 여행입니다."
 
라고 하니 여권에 간단하게 비자 도장 찍어준다.
이제 짐만 검사 받으면 끝이다.
그런데, 곧 바로 옆에서 마오리 족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직원분이 다가 왔다
그러더니 한번 쓱보더니 입국 신고서에 뭔가 체크를 해준다.
F하나 A하나씩 해주길래 뭐 상관 있겠나 싶어서 여유롭게 짐 검사를 받으려는데...
일반인들 심사 받는데 말고 옆에 왠지 샛길 같은 곳으로 가서 검사 받으란다
그때 까진 뭐 큰 문제 있겠나 싶었다.
이미 10명 정도 심사 대기하고 있고 심사대는 일반 심사대와는 틀리게 큰 테이블에 짐 다 풀어 헤치고 직원과 승객이 1:1로
검사 받고 있는 것만 6팀 정도 있었다
상담중인 어떤 아가씨가 풀어놓은 짐에는 속옷,생리대등이 좀 보인다.입이 툭 튀어 나와있다.
상당히 화나보인다.
저 상황에서 화 안날 사람없을 듯하다.
이건 척 봐도 의심 승객이나 밀입국자 체크하는 걸로 밖에 안보인다.
불안하다.
잘못한건 하나 없지만 불안하다.
입국 거절 당한 예를 가끔 봐서 꼬투리 잡으면 뭘 못잡겠나 싶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른 사람보니 대부분이 짐이 엄청 많았는데 난 달랑 가방 하나라서 속으로 뭐 큰일이야 있겠나 싶었다
1시간 가량 기다려서 내 차례가 왔다.
키위치고는 인상 좀 안좋은 녀석이 불러서 맞은편에 앉았다
A4용지 한장 주면서 신고할거 신고하란다.
당당하게 nothing이라고 적고 싸인 했다.
키위 녀석 A4용지 집으면서 확실하냐고 한 번 더 물은 뒤 씩 웃으면서 조용히 "담배 초과!!"란다.
헉..나 면세점에서 담배 두 보루 사왔다.설마 피던 담배 한갑 때문에 초과인것인가?설마??

여기서 조금 문제였다.
몇 년전에 왔을때 2보루가 제한이라고 했던 기억이 났길래
현재의 신고 약관을 읽어보지도 않았다.
약관 을 보여주는데 담배 200가치 즉 한보루가 제한이다.
헉 클났다..글고 쫄았따!
그래도 설마 설마 담배 때문에 입국 안시켜 주진 않을 테지 라고 하면서도 아무래도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한게 실수인듯 했다.
그래도 그렇지 .....
가방 다 뒤집어서 물건 꺼내 놓으랜다.직접 쏟아부으니 앞의 아가씨 심정 이해간다.화나기 보다는 엄청 쪽팔린다...

꺼내놓은 물품 하나하나에 이상한 종이를 갖다 댄다.
뭐하냐고 물으니 마약 검사랜다.
검사후 다시 묻는다 뭐 하러 왔냐구?
2달간 여행한다고 했다.
갸웃 거리더니 어딜 여행할꺼냐고 한다.
당연히 뉴질랜드 다 돌아댕길거라고 했다.
다시 갸웃 거리더니 갈데는 있냐고 한다.
백패커 돌꺼라고했다.
아는 사람 하나도 없냐구 묻는다.
없다고 했다.
계속 묻길래 작년에 이민 온 미니라는 녀석이 해밀턴 산다고 했다.
이 녀석 연락처는 모른다..
연락처도 모르는데 어떻게 만날꺼냐고 묻는다.
싸이나 산전수전형 통해서 연락하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데 영어로 자세히 말하기도 어렵고 해서
안만나도 된다고 했다.
연락처 알아낼 방법 없냐고 했따.
당장은 없다고 했따.
또 사라졌따.

헉...유도 심문에 당했다!!!
걍 아는 사람 없다고 할건데 연락처도 모르는 아는 사람이라니......
10분 정도 후에 나타났다.
내가 먼저 물었다.연락처 중요하냐고???
그 넘이 중요하덴다.

나보고 따라 오란다.
딴 사람들은 빡시게 검사받고 결국 입국하던데 나만 반대 방향 문으로 데려갔다
어..근데 공항내에 직원 4명 정도 있는 조그만 사무실로 델고 간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입국 심사 패스 못했다고한다.
이젠 거의 자포자기심정이다.
잠시 사무실 옆 휴게실에서 또 기다리랜다.
벌써 입국 거절당하고 한국으로 돌아간 후를 걱정했따.
가족,친구들에게 두 달 뒤에 보자고 했는데.....
군대 가는 넘 환송회 다하고 보내놓으니깐 며칠 뒤에 씩 웃으면서 나타나서는
"몸이 안좋아서 담에 오랜다"라고 반품 된 훈련병이자나..

10여분뒤 이번엔 좀 인상 좋게 생긴 kiwi넘이 나타났다.
또 묻는다.
똑같다..젠장

kiwi:뭐하러 왔냐?

나:여행왔따.

kiwi:여행만 할꺼냐?

나:여행만 할꺼다!(6년전에 돈없이 와서 평생 먹을 사과의 몇십배는 더 땃겠다.그정도 했으면됮지 뭘??)

kiwi:너 돈은 있냐?

나: 많다.신용카드도 있따.없는거 없다.

kiwi:어디 갈꺼냐?

나:북섬 간단히 돌고 남섬 간다..(여기까진 아까 대답과 같았다.화도 많이 나서 억양도 높아졌다.글구 화나면 안되는 영어도 막나온다
글고 구체적인 답을 원하는 것 같아서 자세히 말했다.)
퀸스타운가서 핼기타고 스카이 다이빙,번지하고 쿡산가서 눈밟고 댕기고, 밀포드 가서 놀꺼다
나 돈쓰려고 왔는데 대체 왜 이러냐고 물었따.

퀸스타운 야그를 듣더니 갑자기 이 키위녀석 싱긋 표정이 밝아졌다.

kiwi:2달 여행온거 치고는 가방이 너무 작지 않냐고 묻는다

나: 필요한거 있음 웨어하우스 가서 살껀데 뭐가 문제냐고?한국이 오히려 물가 더 비싸서 안사왔따!


이게 핵심!!!!! 이었따.
난 두달 여행온 여행객 치고는 가방이 너무 작았던 것이다.


결국 입에 거품 물정도로 화낸 후에야 키위 입에서 패스패스패스~!!라는 말을 들을수 있었다.
그래놓고는 그래도 딴에는 미안하덴다.ㅠㅠ

공항을 빠져나오니 어느덧 오후..비행기 도착후 자그마치 3시간 만에 겨우 공항을 나올 수 있었따.



여행오시는 분들 제 경우를 교훈 삼아 부디 반품 되지 않도록 조심하시길 ....


긴 글 고생해서 읽어주신 분 들께 ㄳ